우리는 3D 프린팅의 매체특성을 이용하여 한국 조형물의 착시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질문 자체가 디자인과는 사뭇 다르다.
질문은 사용자의 욕구/니즈로 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편적인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특정 집단의 직접적인 욕구/니즈는 아니지만,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을 법한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호기심을 건드린다.
이 질문은 생각으로 부터 나오지 않았다.
원래부터 이런 질문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질문은 내가 다양한 방식으로 3D 프린팅을 매체로 다루어 보면서, 매체 특성을 이해하고 나서 생긴 질문인 것이다. 3D 프린팅은 교과서에 실린 2차원 사진을 3차원 세상의 오브제로 물질화한다. 반면에 물질화된 오브제는 오리지널의 복제품으로서 밖에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3차원 오브제의 입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복제품이 아닌 창조물로서의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진행한 실험은
3차원 프로그램에 투사된 이미지를 2.5D 형식으로 출력하고, 3차원 공간에 전시하는 방식으로 전개하고자 하였다.

3차원 프로그램 상에 놓여진 입체는 3차원 값을 데이터로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의 눈은 2차원 형태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오브제를 아예 2차원적으로 3차원 세상에 박제를 해놓고, 물질화한다면? 관객은 이런 감각의 전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까? 궁금해졌다.
내가 오늘 한 실험은 그래서 달 항아리와 소반이다.
달항아리를 3d view에서 보이는 데로 90% 그리고 60%로 눌러서 찌부려뜨렸고, 이를 3d 프린터로 출력하였다. 정면에서 보면 영락없는 입체 달항아리이지만, 실제로는 찌부러진 달항아리다.
이 입체물을 3D 공간상에 배치하면 완전한 입체로 인지할까? 이것이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