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 사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디자이너로 사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패자는 목표를 설계하고 승리하는 자는 시스템을 만든다"

 

이 글은

더 시스템 THE SYSTEM

: 거의 모든 일에 실패하던 자가 결국 큰 성공을 이루어낸 방법 (스콧 애덤스 저)

에서 찾아낸 구절입니다. 

 

그리고 상당히 좋아하는 구절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최근 자동화된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탓이 아닐까 합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해야 할 귀찮은 일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자동으로 수행한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특정 과제 수행을 위해 디자인 트렌드 자료를 수집한다고 해봅시다. 구글 검색을 하거나 Yanko Design처럼 디자인 관련 최신 뉴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하염없이 웹서핑을 하며 영감을 얻기까지 계속 훑어보기를 반복할 겁니다.

운이 좋으면 원하는 자료를 찾기도 하고, 시간이 없다면 다음을 기약하며 미루기도 하지요. 디자인 트렌드를 조사하는 것이 디자인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간인 이상 반복적인 자료 수집에 쉽게 싫증을 내게 됩니다. 이때 인공지능 비서가 자료 수집을 잘해서 정리된 문서를 아침마다 혹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제공해준다면 어떨까요? 나는 시간을 많이 절약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매우 좋겠죠?

신문이나 잡지를 요약하거나 특정 분야의 논문을 정리해주는 시스템은 감도를 유지하거나 높이고자 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임은 분명합니다. 단, 그 감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아쉬울 뿐이죠.

이런 부분에서 인공지능이 내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필요한 정보를 잘 수집하고 요약하는 비서 같은 역할을 해준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요? 이 꿈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일입니다. 과거에도 RSS나 웹크롤링 같은 자동화 시스템이 꽤 등장했지만 일상에 깊숙하게 파고들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밍 과정이 힘들었고, 실제 프로그래밍 때문에 삶에서 시간 절약도 크게 되지 않았던 탓입니다.

이번 독서모임에서 make.com이라는 서비스를 소개받고 나서 이 서비스를 이용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한 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목표는 Yanko Design에서 기사를 긁어모아 디자인 트렌드 관련 자료를 정리하여 개인 웹사이트에 올리는 일을 자동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Yanko Design 사이트에서 디자인 관련 기사를 찾고 RSS로 받은 후 Google API를 사용해 내용을 한글로 번역하고 요약한 다음, 사이트에 있는 이미지 링크와 유튜브 링크, 그리고 인공지능이 작성한 요약 내용을 Google Docs로 정리하는 시스템입니다. 한 번에 3개의 자료를 검색해서 3개의 자료를 만드는 시스템을 버튼 하나로 작동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잘 작동하느냐고요?

네, 시스템적으로는 잘 작동하였습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자료에 손을 본 후 블로그에 업로드할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인 5월 4일 아침에 작성한 블로그 글은 모두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1. 요즘은 후추 그라인더도 ‘디자인’ 시대! – 주방을 빛내줄 새로운 아이템 등장

  2. 팟캐스트 덕후를 위한 최초의 전용 이어버드, POD Pods

  3. 한 바퀴로 균형을 잡는 로봇?! 제임스 브루튼의 ‘미친 DIY’는 계속된다

  4. 복잡한 책상, 이제 정리할 시간 – Grovemade Matte Studio Pad로 시작하세요

이 블로그 자동화 작업 후, 인공지능 비서의 도움을 받아 디자인 트렌드 포스팅을 일주일에 한 번은 하는 루틴을 시스템으로 구축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웹서핑으로 트렌드를 보는 것보다 이렇게 글로 정리하면 나중에 활용하기가 더 쉽겠죠? 또한 인공지능이 요약한 자료를 검토하느라 자료를 제대로 읽어보게 되는 것도 장점인 듯합니다. 예전에는 그림만 대충 보고 지나갈 때가 많았거든요. 이 정도의 장점을 지닌 시스템이라면 지속적으로 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관련해서 또 다른 하나의 시스템은 이 글을 인공지능에게 검수받는 시스템입니다. 맥락적 검토를 받고 블로그에 최종 검수본으로 오픈하는 시스템이죠. 과거에 공적인 글을 포스팅하기 전에는 꼭 맞춤법 검사 시스템을 활용했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시스템이었죠. 그런데 인공지능 등장 이후로는 맞춤법 검사와 맥락 검사를 동시에 합니다. 내 글 쓰는 스타일을 90% 이상 유지하면서 맥락적으로 더 나은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인 셈이죠.

이것 역시 인공지능을 일상에서 활용하는 나만의 시스템 구축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독서토론회에 참여했던 분들은 "더 시스템"이란 책을 읽고 나서 어떤 관점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지난 주에 있었던 독서토론 모임의 내용을 공유합니다.

 

우선 주연코치님의 경우,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목표 달성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단순히 목표만 설정하는 것은 "앙코빠진 팥빵"과 같다고 비유합니다. 그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있으면 목표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거 같아요."라고 말하며 시스템을 통해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자산관리사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산 관리의 중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며, 특히 연금 제도가 무너진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노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50세 기준으로 100세까지 생존 시 필요한 비용(짜장면만 먹어도 50억 원)을 예시로 들어 설명합니다. 

그는 결국은 자산관리도 내면에 잘못 프로그래밍 된 시스템(돈에 대한 부정적 인식)때문에 반복적인 실패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깨달았고, 이를 수정하며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예: "내 안에 그 뿌리 근원을 찾아가다 보니까 유치원 때부터 쌓여 있던 어떤 장면들이 다 이렇게 연결이 되더라고요.")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의식 수준에서 떠오르는 시스템 뿐만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수준에서의 시스템도 시스템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이는 이종호 교수의 무의식적인 시스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종호 교수는 자신의 인생에서 실패를 허용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하며, 최근 읽은 책(오픈 포커스 브레인)을 통해 주의 평소의 관심을 기울이는 방식이 지나치게 집중되고 긴장된 상태로 작동했음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의 분산과 이완을 포함한 새로운 시스템을 일상에 구축하려 한다고 밝힙니다.

그는 오픈 포커스 브레인에서 배운 집중과 이완의 균형을 통해 무의식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고 언급하며, 이는 단기 목표 지향적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집중과 이완 모입을 자유롭게 넘나들을 때 애쓰지 않고도 된다… 공간을 상상하는 능력, 공간을 상상하는 훈련 이것들을 통해서 저희가 집중과 몰입 이완과 긴장완화를 넘나둘 수 있구나." 를 실행해보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종호 교수의 의도는 실패를 허용하고 무의식을 활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죠.

원준님은 책을 읽으며 자신이 목표보다 시스템을 더 중시하는 사람임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그는 항상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줄였다고 언급합니다. (예: "제가 이제이 책을 읽고 읽어 보니깐 제가 목표보다는 시스템을 더 중시해 한 사람이지 않나… 항상 성장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 이제 조금 두려움이 없어졌거든요.") 원주님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한 성장 가능성을 믿는 태도가 자신의 시스템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예로 결혼식 축가를 연습 없이 불러도 1년 뒤에는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 피드백을 받았다고 언급하며, 이런 믿음이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원주님은 시스템을 "계속 효율적으로 어제보다 나아지는 발전 가능성"으로 정의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자신의 시스템이라고 강조합니다.

진우님은 진우님은 모든 사람이 이미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할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시스템을 무의식적 습관의 누적이라고 정의하며, 이를 인지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예: "사실 누구나 있다고 생각을 해요 단지 인식을 못 하는 거지… 결국에는 그 무의식으로 세팅된 그 습관의 누적이 결국에는 그 사람의 인생을 구성하는 시스템인 건데.")

진우님은 시스템을 과도하게 규칙화하는 것은 번아웃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최소화된 시스템이 더 건강하다고 믿습니다. 그는 시스템이 궁극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 "삶을 시스템 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최소화돼 있을수록 더 건강한 상태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궁극적으로는 그게 시스템이 필요 없이도 돌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그 방향성으로의 시스템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결국 시스템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삶을 모두 설계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디자이너에게도 물론 적용되는 명제입니다)

더 시스템을 읽고 독서 모임에서 나눈 대화를 통해 한 가지 확실해진 건, 그럴듯한 목표만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신없이 쫓아 다니는 삶은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 보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어떤 부분을 시스템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make.com과 같은 인공지능 에이전트로 디자인 트렌드 수집을 자동화하며 인공지능 비서 시스템의 장점을 경험해보고. 완벽하진 않지만, 새로운 인공지능 + 인간지능 루틴을 만들어보는 작업은 분명 이 시대에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승리하는 자는 목표를 넘어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당신 만의 시스템은 무엇인가요?

고민해보고 나만의 시스템을 한 단계 진화시켜 보면 어떨까요? 당신 만의 경쟁력있는 시스템을 댓글로 작성해주세요.

  

      

작성일: 2025-05-04 | 카테고리: 책읽고 실행하기 프로그램 | 방문자수: 52
의견 혹은 질문을 남겨주세요. (1)
- 시스템의 개념이 궁금합니다. 알고리즘과도 같은 개념일까요? by cakepower